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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또 10기를 마무리하며

1. 글또와의 첫 만남

개발자로서 기술 블로그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리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갈수록 명확하게 느껴졌던 것이 있다.


나는 그렇게 명석하지 않다는 것. 남들이 한 번에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도, 나는 두 배, 세 배의 시간을 들여야 겨우 따라갈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리마인드나 공유의 목적으로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즈음, 남들이 작성한 글이나 문서를 읽을 때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유추할 수 있는 중간 히스토리를 나는 파악하지 못했고, 헤매는 경우가 잦았다.


그래서 나는 그 모든 과정을, 한 순간도 빼놓지 않는 나를 위한 글을 작성했다.

내가 작성한 글들을 보면 굳이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누구라도 쉽게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는 부분마저 담겨있는 경우가 있다. 캡처도 많고, 설명도 많다.

 

나의 블로그는 온전히 미래의 나를 위한 글쓰기였다.

글또를 알게 된 경위와 참여 결심

취업을 준비하면서 기술적 호기심이 가장 크게 발현했을 그 무렵, 글또를 알게 되었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찾아갔던 곳들 중에서 내가 "우와"를 연발하면서 "어떻게 이런 부분까지 깊게 파고들 수 있을까?"하고 감탄했던 많은 주인장들이 글또에 속했었다.

무리안에 속한다고 해서 그들의 능력이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부딪히다 보면 그 시야와 글솜씨를 조금은 엿보고, 조금은 물들 수 있을거란 생각에 기웃거렸다. 하지만 첫 시도는 취업을 준비한다는 그 심리적 부담감에 의해 결국 나중으로 미루게 됐었다.

 

그렇게 현생을 살며 잠시 잊혀지다가, 다시 내 눈앞에 글또가 나타났다.
망설임 없이 다음 기수 알림을 신청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글또에 합류할 수 있었다.

2. 나의 글또 여정

오히려 취업을 한 이후로는 글을 쓰는게 조금 더 어려워졌다.
시간적 없어서라기보다는, 이제는 단순한 학생이 아니라 ‘개발자’로서 조금 더 유의미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매 번 주제를 고민하게 되고, 글을 작성하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장도 하지 않은 채 지운 날도 많았다.

그런 날들이 쌓여가던 와중에 글또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으샤으샤하면서, 그간 회사 경험과 혼자 오랫동안 고민 하던 주제들이 쌓였기에 조금은 자세하게, 조금은 더 정성스럽게 글을 작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주, 한 주, 시간이 지나자 묵혀놨던 주제들이 떨어짐과 동시에 회사 서비스 오픈과 함께 일정이 촉박해지자, 유의미한 글을 개뿔. 평소에 읽던 책의 내용만 정리해서 글을 올리는 날도 발생했다.
(이렇게 욕심을 내려놓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긍정긍정)

2.1 그간 작성했던 글들의 요약

  • RPC의 이해와 tRPC 예제 소개
    • RPC 개념과 tRPC를 활용한 타입세이프 API 구현
  • Provisioned와 Reserved Concurrency를 활용한 AWS Lambda 최적화
    • AWS Lambda의 동시성 설정을 통한 성능 최적화 방법
  • tRPC에서의 쿠키 설정 및 안전한 클라이언트-서버 간 쿠키 관리 방법
    • tRPC 환경에서의 안전한 쿠키 관리와 설정 방법
  • 웹 API 설계 원칙을 통한 REST API 설계 패턴과 실전 사례
    • REST API 설계의 기본 원칙과 실제 적용 사례 분석
  • 주니어 개발자로서 적어보는 2024년 직무 회고
    • 2년차 주니어 개발자의 성장과 이직 경험 회고
  • Javascript Promise에 대하여
    • Promise를 통한 비동기 처리 패턴과 활용 방법 소개
  • 자바스크립트 이벤트 루프의 이해 (JavaScript Eventloop)
    • JavaScript의 비동기 처리 핵심 메커니즘인 이벤트 루프 상세 설명
  • 데이터베이스 성능 최적화 기록
    • DB 성능 개선을 위한 다양한 최적화 기법과 적용 사례
  • Vercel Speed Insight와 함께하는 RES 성능 개선기
    • Vercel Speed Insight를 활용한 글로벌 서비스 성능 최적화 경험

3. 글또를 통해 얻은 것들

글또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글쓰기 습관이나 네트워킹이 아닌 삶을 대하는 태도였다.
마감에 쫓겨 억지로 글을 쓰는 날도 많았고(패스를 써버렸다. 이 또한 욕심을 내려놓..), 내향적인 성격 탓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면 가장 쉽게 얻을 수 있었던 ‘습관’과 ‘사람’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냥 나라는 사람의 모습이기 떄문에, 그렇게 후회스럽거나 안타깝지 않다.

글또라는 커뮤니티 덕분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긴장감을 얻었다.
그들을 보며 나태해져 가던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고, 책을 펴고 노트북을 켜는 동기를 얻었다.


물론 여전히 자아가 굉장히 강해서, 무시하고 그대로 눕는 경우도 많지만 0에서 1이 된다는 것은 꽤나 유의미했다.

멋있어서 열심히 사는 걸까, 열심히 살아서 멋있어 보이는 걸까.
열정을 가지고 진심으로 삶을 돌아보는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감사였다.
그들의 ‘태도’를 볼 수 있었던 것이, 내가 글또를 하며 얻은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 생각한다.

4. 앞으로의 다짐

요즘 자주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충분’.
무엇이든 충분히 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는 걸, 점점 더 실감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지금 처럼 여유를 가지고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래서 지금. 조금 더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늘 그렇듯 글을 쓰고,
영어만 보이면 번역을 누르거나 뒤로가기를 누르기 급급했던 나를 변화하기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을 때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 전공 수업을 듣고 있다.

뭐 늘 다짐한다고 모든 것들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또 작심삼일을 하루씩 늘려가다 보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또 약속해본다.

 

글또라는 제약조건 덕분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개발자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더 성숙해질 수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지막 기수로 운 좋게 참여하게 되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런 멋진 커뮤니티를 오래도록 지켜오고 운영해주신 분들, 그리고 함께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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